하늘억새길 1구간-억새와 바람이 어우러진 길
신불산 열두 험로
요동치는 열두 험로의 도산검수
배낭을 지고 험로를 걸을 때는 질빵을 진 보부상의 입장이 되어보시라.
보부상이 아니라 길손이 되어도 좋고, 중신 애비라도 좋고, 숯쟁이 라도 좋고,
떠돌이라도 좋고 좋다. 또한 천주교인을 쫓는 포졸이라도 좋고, 쫓기는 빨치산이 되어도 좋다.
과거부터 신불산 열두 험로를 오르는 사람은 제각기 사연을 가지고 올랐다.
실업자, 노숙자, 도사, 무릎 연골이 달아 없어진 팔순 노익장, 기를 받으려는 무속인,
깁스를 한 사람, 명품 옷 자랑을 하고 싶은 사람, 하루 두 번씩 오르는 사람,
우중산행 만한 묘미도 없다는 사람, 알몸으로 오르는 민망스러운 사람…. 마냥 좋고 좋다.
그러나 열두 험로를 감싸고 있는 천상골, 왕방골, 성지골, 폭포골, 동자골, 불당골, 갈방골,
용당골이 과거 맹수가 설치던 정글이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할아버지 산인 신불산에서 동으로 뻗은 칼날처럼 생긴 급경사 능선을 칼등이라 한다.
이거야 말로 정말 이름값을 도산검수이다.
예로부터 칼등, 칼콧등, 말등이라도 불려내려 온 신불산 최고의 위험 구간이다.
세월을 견디어온 단단한 바위군은 키 작은 진달래 외에는 나무를 자라 지 못하게 한다.
하도 기온이 변화무쌍해 한 달 늦게 피는 진달래는 소식도 한 달 늦게 전한다.
칼등 험로를 타려면 불세출의 균형감이 필요하다. 올라서는 순간 다리가 후들거리고,
천질 낭떠러지 아래를 쳐다만 봐도 두려움이 몰려들 어 심장에 털 난 사람이 아니고서야
누구나 사색이 된다.
균형감이 깨 어지는 날이면 그대로 수직낙하 하거나, 몸이 베여 두 동강 날 것 같은 공포감이 밀려든다.
칼날을 타려면 바위를 잘 끌어안아야 하는데 손발 이 굳어버리거나,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멍한 귀 울림 현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윽고 식은땀이 나고 욕이 절로 나온다.
열이 펄펄 끓는 여름 이면 찌는 직사광선에 칼등은 알머리가 되고 공룡발자국도 녹는다.

하늘억새길 1구간-억새와 바람이 어우러진 길
신불산 열두 험로
요동치는 열두 험로의 도산검수
배낭을 지고 험로를 걸을 때는 질빵을 진 보부상의 입장이 되어보시라.
보부상이 아니라 길손이 되어도 좋고, 중신 애비라도 좋고, 숯쟁이 라도 좋고,
떠돌이라도 좋고 좋다. 또한 천주교인을 쫓는 포졸이라도 좋고, 쫓기는 빨치산이 되어도 좋다.
과거부터 신불산 열두 험로를 오르는 사람은 제각기 사연을 가지고 올랐다.
실업자, 노숙자, 도사, 무릎 연골이 달아 없어진 팔순 노익장, 기를 받으려는 무속인,
깁스를 한 사람, 명품 옷 자랑을 하고 싶은 사람, 하루 두 번씩 오르는 사람,
우중산행 만한 묘미도 없다는 사람, 알몸으로 오르는 민망스러운 사람…. 마냥 좋고 좋다.
그러나 열두 험로를 감싸고 있는 천상골, 왕방골, 성지골, 폭포골, 동자골, 불당골, 갈방골,
용당골이 과거 맹수가 설치던 정글이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할아버지 산인 신불산에서 동으로 뻗은 칼날처럼 생긴 급경사 능선을 칼등이라 한다.
이거야 말로 정말 이름값을 도산검수이다.
예로부터 칼등, 칼콧등, 말등이라도 불려내려 온 신불산 최고의 위험 구간이다.
세월을 견디어온 단단한 바위군은 키 작은 진달래 외에는 나무를 자라 지 못하게 한다.
하도 기온이 변화무쌍해 한 달 늦게 피는 진달래는 소식도 한 달 늦게 전한다.
칼등 험로를 타려면 불세출의 균형감이 필요하다. 올라서는 순간 다리가 후들거리고,
천질 낭떠러지 아래를 쳐다만 봐도 두려움이 몰려들 어 심장에 털 난 사람이 아니고서야
누구나 사색이 된다.
균형감이 깨 어지는 날이면 그대로 수직낙하 하거나, 몸이 베여 두 동강 날 것 같은 공포감이 밀려든다.
칼날을 타려면 바위를 잘 끌어안아야 하는데 손발 이 굳어버리거나,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멍한 귀 울림 현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윽고 식은땀이 나고 욕이 절로 나온다.
열이 펄펄 끓는 여름 이면 찌는 직사광선에 칼등은 알머리가 되고 공룡발자국도 녹는다.